바빌론의 탑 |
주인공 힐라룸은 바빌론의 탑을 짓는 광부이다. 바빌론의 탑은 하늘의 천장에 닿기 위하여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하늘과 대지 사이의 연결 통로이다. 바빌론의 탑은 땅에서 볼 때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고 높다. 하지만 이 탑에도 끝은 있는 법이고 그 끝을 더욱 더 높게 하기 위하여 힐라룸과 같은 광부들이 탑을 쌓는다. 힐라룸은 4개월에 걸쳐 탑의 정상부까지 올라가게 되고 하늘의 천장과 맞이 하게 된다. 하늘의 천장은 화강암 같이 단단하고 두꺼웠다. 사람들은 하늘의 천장에 엄청난 양의 물이 있고 천장을 뚫으면 그 물이 쏟아 질까봐 두려워서 물이 쏟아지더라도 탑의 끝에만 갇혀 있도록 하는 인공 구조물을 만들었다. 예상대로 천장을 뚫었을 때 많은 양의 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힐라룸은 탈출하지 못해서 물에 갇혀버리게 된다. 밑으로 내려 갈 방법이 없기에 힐라룸은 위로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물에 몸이 다 잠길 쯤 하늘의 천장 더욱 윗 부분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탈출 후 힐라룸은 자신이 하늘 위에 올라왔다고 생각하지만 그 곳에서 만난 것은 다름 아닌 바빌론 탑이 있는 마을이였다. 그는 하늘에서 대지까지 위로 하늘을 향해 올라감으로써 땅에 도달한 것이다. 이로써 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생각해 볼 점이 있다면 역시 이상만을 향해 달려간 힐라룸이 도착한 곳은 자신의 출발점이라는 점이겠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혹은 원형 튜브처럼 끝이라 생각했던 곳은 사실 존재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경계 속에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이다.
그들은 야웨(신)가 자신에게 닿는 것을 모독이라 생각하고 벌을 줄것이라고도 생각했고 또한 야웨를 더욱 더 가까이서 바라보고 싶은 어쩌면 기특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했던 야웨가 있을 곳은 결국 없었고 하늘은 땅과 같았고 끝 없어 보이던 넓은 우주는 결국 지구와 같았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결국 나 자신도 그러한 상황에 있지 않을까?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수직적 관계 속에서 더 높은 자리를 위해 탑을 기어오르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생각한 야웨와 같은 이상향을 찾기 위해서... 그러나 사실 그 정상에 도달한다는 것은 다시 새로이 탑을 올라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